정치와 축구 이야기는 참 민감합니다. 이곳 에든버러 펍에서는 "no politic colour allowed" 혹은 "no football colour allowed"라고 하며 싸움으로 번지는 행위를 일절 차단하고 있죠.
그래도 저 혼자 떠드는 이 블로그에 한 번 이야기를 적어볼까 합니다. 영국의 상황, 스코틀랜드의 상황.
2016년 6월 23일 브렉시트 투표(2016 United Kingdom European Union membership referendum) 이후 거의 3년 반 동안의 고생 끝에 2020년 1월 31일 밤 11시 영국이 유럽연합을 탈퇴하게 됐습니다. 브렉시트 투표는 찬성 51.89%, 반대 48.11%로 크다면 크고 작다면 작은 거의 반반의 찬반이 조성됐지만 민주주의, 다수결의 원칙으로 브렉시트를 진행하게 된 것이고, 막상 이 사태를 만들어낸 데이비드 캐머런 75대 총리는 예상치 못한 결과에 사표를 내고 그 뒤를 테레사 메이가 투표 없이 76대 총리를 이어받게 됩니다. 그리고 유럽연합, 영국 하원 의원(Lower House) 과의 합의점을 도출해내지 못했던 테레사 메이 총리도 2019년 7월 사퇴하며 이 뒤를 영국의 트럼프라고 불리는 보리스 존슨이 이어받으며 지긋지긋한 브렉시트를 빨리 끝내버리겠다고 선언합니다. 장장 4개월간 똑같은 쳇바퀴 아래 진행되던 브렉시트에 그는 2019년 12월 영국 총선(United Kingdom General election, 2019)을 다시 해 승부를 결정하기로 합니다. 브렉시트를 끝내기에는 그에게 더 많은 지지가 필요했고 좌석이 필요했습니다.
결과가 어찌 됐든 이 2019 영국 총선은 큰 의미를 지고 있었습니다.
거의 50:50이었던 브렉시트 투표 결과와 3년 반이 넘게 걸린 진행으로 보리스 존슨의 2019 총선의 승리는 우연이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간혹 신문기사에 섬나라 근성, 우파 포퓰리즘, 과거 대영제국의 영광.. 등등의 단어로 자극적인 기사를 만들기 급급하게 보입니다만...
제 2당인 노동당은 영국 전역 브로드밴드(데이터)를 한국을 모델 삼아 무료로 배포하겠다는 등의 공약을 걸었지만 정당의 공약은 아무런 의미가 없었습니다. 계속해서 문제 제기만 하고 앞길 가지 못하게 막는 노동당이냐, 하루빨리 그나마 뭔가 진행할 수 있는 보수당이냐. 잉글랜드 국민들은 지긋지긋한 브렉시트를 벗어나고 싶어 했고, 3년 반 동안 아무 진전없는 내용의 브렉시트 이야기로 가득한 뉴스를 더 이상 보고 싶어 하지 않았던 것으로 읽힙니다.
브렉시트 투표 이후 스코틀랜드 국민당(SNP) 대신 제2당인 노동당을 밀어주던 스코틀랜드 국민들조차 2019년 12월 총선 때 다시 SNP로 돌아가버린 결과를 보면 짐작할 수 있습니다.
애초에 스코틀랜드 인구는 잉글랜드에 1/10 밖에 되지 않는 데다 지금 잉글랜드 상황을 보니 어떻게든 끝나게 될 것 같은데, 브렉시트를 막아보려는 노동당에 투표해 질질 끄는 것보다 이번에는 스코틀랜드 국민당을 지지하겠다는 의지를 볼 수 있어요. 그렇게 다시 노란색으로 물든 스코틀랜드에서 스코틀랜드 총리 니콜라 스터전은 다시 반 잉글랜드, 독립 투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이쯤에서 2014년 스코틀랜드 독립 투표 당시 결과가 어땠는지 한 번 볼까요.
지도 상에는 No 가 훨씬 많아 보이지만 결과는 반대 55.3%와 찬성 44.7% 정도 40 만 명 정도의 차이를 두고 있습니다.
당시 잉글랜드와 다른 국가에서 스코틀랜드에 했던 이야기 중 하나가 스코틀랜드가 독립을 하게 되면 유럽연합에 들어오기 힘들다고 했습니다. 유럽연합 모든 국가의 찬성을 받아야 하는데 스코틀랜드가 독립하게 된다면 잉글랜드나, 카탈루냐에 민감한 스페인에서 반겨줄 리 없다는 다분히 정치적인 인터뷰에서 비롯됐습니다. (아래 기사 확인)
그리고 2017년 브렉시트 이후, 스페인조차도 스코틀랜드의 독립과 유럽연합 가입을 환영한다는 기사가 나돌고 있습니다. 더 이상 유럽연합이 아닌 잉글랜드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어진 것이죠. (더 아래 기사 확인)
브렉시트도 이제 합의를 본 정도이고 아직 수많은 단계가 남아있습니다. 1년, 2년 사이에 단번에 끝날 일이 아니기 때문에 스코틀랜드 사람들도 주의 깊게 국제정치 이야기를 찾아볼겁니다.
현재 분위기는 투표만 진행되기만 한다면 독립하게 될 것 같지만,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투표 투표권이 모든 스코틀랜드인에게 있지 않는 점(반드시 스코틀랜드 본토에 지내는 사람만이 투표에 참가 할 수 있음), 그리고 다른 영국인에게도 투표권이 있는 점(스코틀랜드에 살고 있는 잉글리시, 웰시, 아이리시에게 모두 투표권이 있음) 등이 변수가 될 수 있지만 무엇보다 영국이 유럽연합과의 관계를 하나씩 끊으며 만들어내는 결과에 따라 몇 년간 또다시 Yes 와 No의 전쟁이 일어날 것 같습니다.
시장도 시장이지만 방위나 화폐, 현재 공유하고 있는 자원이나 국제관계 등과 같은 2014년과는 또 다른 복잡한 관계들이 얽혀있으니까요.
2014년 독립투표 전 기사들
https://www.theguardian.com/politics/2013/nov/27/scottish-independence-spain-alex-salmond-eu
Scottish independence: Spain blocks Alex Salmond's hopes for EU transition
No automatic welcome for independent Scotland, says Mariano Rajoy, who expects UK to take same stance on Catalonia
www.theguardian.com
https://www.bbc.co.uk/news/uk-scotland-scotland-politics-26215963
Barroso: Scots EU bid 'difficult'
European Commission President Jose Manuel Barroso says it would be "extremely difficult" for an independent Scotland to join the EU.
www.bbc.com
2018년 2019년 스코틀랜드 또다른 독립투표가 한창 물위로 떠오를 때 나온 기사들
EU more open to independent Scotland joining after Brexit, says SNP
SNP ministers say a path to EU membership has opened to an independent Scotland amid a huge change in attitude from Europe after Brexit.Mike Russell, the constitutional relations secretary, believes
www.thetimes.co.uk
Spain would not oppose future independent Scotland rejoining EU - minister
Spain would have no objection to Scotland rejoining the European Union as an ind...
uk.reute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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