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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의 글/영국생활

영국 중고차 구매하기

by 헨젤과 그레텔 2021. 7. 21.

안녕하세요. 무일푼으로 시작한 영국 생활.

월세가 너무 비싸 집을 구입한 뒤 차를 구입하려고 했는데 스코틀랜드에서 적은 돈으로 부동산을 구입하는 것도 역시 쉽지 않네요. 

  1. 제가 영주권이 없으니 집 구입 시 보증금이 25%가 필요하다는 점
    (첫 주택 구입 시 5%만 있어도 모기지를 통해 주택 구입이 가능합니다. 보통은 10%만 있으면 가능합니다. 만약 둘이 같이 모기지를 받아 더 비싼 주택을 구입하게 된다면 25%라는 보증금이 급격히 불어난다는 점)
  2. 아내의 모기지로는 보증금을 많이 모아도 주택 선택에 있어서 한계가 있다는 점

을 알게 되니 주택구입을 위한 보증금을 더 모아도 구입 가격의 한계는 비슷할 것 같아서 우선 차를 구입하기로 했습니다. 

 

 한국에서도 차량관리는 보통 오일이 세거나, 주행거리가 차거나, 이상한 소리가 나거나 할 때마다 정비소에 들른 것뿐이었고, 오래된 트럭을 몰고 다녔던 미국 여행 시 트럭 주인이었던 친구가 대부분의 파트를 구입하고 교체하면서 어깨너머로 정비를 했던 것이 다였기 때문에 중고차를 알아봤을 때 제가 너무나도 무식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래도 지금도 엉겁결에 계획보다는 비싸게 구입한 중고 차이지만 세 달이 지나게 열심히 달려보니 괜찮은 놈을 구입했구나 싶기도 합니다.

 

 중고차 거래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중고차 시장에서, 혹은 직접 거래할 수 있습니다. 

 

 직접 거래는 페이스북이나 검트리(Gumtree) 같은 영국의 중고나라 사이트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는데 많은 좋은 매물이 있는 것 같지만 그 누구도 추천을 하지 않는 방법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차량의 좋고 나쁨을 떠나 중고상품을 나열해주는 플랫폼에서 거래에 대한 보증을 서주지 않기 때문이지요. 그건 어느 나라에서도 마찬가지이겠지만...

 그리고 아래 중고차 사이트들이 있는데

 Autotrader

 Carzoo

 Carwow 

 (등등 구글로 used car uk 검색)

 이곳에서도 Dealership 이 아닌 경우는 직접 거래에 해당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역시 구매자 보호는 없습니다.

우편번호를 입력해야 가까운 판매장소가 나오고, 차량 브랜드, 그리고 현금결제인지 아니면 신용결제(할부)를 이용할 것인지, 최소금액과 최대 금액을 넣습니다. 아래 More Options를 가면 연료 종류(휘발유, 경유), 기어박스 종류(자동, 수동)나 차량 종류에 대해서도 결정할 수 있습니다. + 저는 수동 그리고 휘발유를 선택했습니다. 영국에는 약 10%만이 자동이고 가격이 약간 더 비쌉니다. 그만큼 자동 기어를 구입하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경유차량이 보통 연비가 더 좋지만 영국은 경유 가격이 휘발유보다 비쌉니다. 그리고 환경을 생각해서라도 휘발유를 구입하는 게 낫겠죠. 한국에서는 경유차만 몰았었는데 소음도 생각보다 힘들었고요.

 

 저는 차량 구입을 위해 페이스북도 오토 트레이더, 카주 등등 모두를 검색하고 시작했습니다. 이게 에든버러 주변에 중고차가 그렇게 많지 않거든요. 특히 검색 시 차량 가격의 범위를 정하고, 연식, 그리고 판매자의 위치를 설정할 수 있는데 그렇게 되면 나오는 검색 결과는 10개 미만이 됐습니다.

 

 그중 제가 구입 항목에서 우선 제거 한 항목은 

  1. 직접 거래
  2. 번호판이 가려져 판매
  3. MOT 확인 후 너무 많은 수리 기록이 남아있는 차량, 그리고 MOT test가 얼마 남지 않은 차량 
  4. 느낌이 이상한 차량(?)

 이곳에서도 중고차 딜러라고 하면 사기꾼의 이미지가 강합니다. 그래서 딜러사를 꼼꼼히 따져봐야 했는데 제가 갔던 곳은 에든버러에 두 군데 지점이 있었고 리뷰도 괜찮고 오랫동안 방치된 차량도 별로 없는 곳이어서 믿을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선 차량번호가 가려져서 올라와있다면 차량과 같이 올라온 글 내용을 보며 찾아보고 그래도 나와있지 않다면 우선 제외시켰습니다. 영국에서는 차량번호로 정기점검결과와 수리내역 그리고 도로세를 제때 냈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어 중요한 척도가 되는데요. 그것조차 집에서 확인할 수 없다면 믿을 만하지 않구나 싶었습니다.

 

 그리고 MOT란 Ministry of Transport, 구입 후 3년이 지난 차량은 매년 점검을 받아 합격이 돼야 도로에 나올 수 있습니다. 역시 차량번호를 단순히 이 두 사이트에 넣어보면 구입 후 받은 정기점검을 모두 볼 수 있습니다. 그곳에서 차량 수리 기록이 너무 많거나 ( 많은 것이 좋을 수도 있습니다 그만큼 관리가 잘 됐다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MOT에 남아있다는 점은 고장이 났거나 사고가 났는데도  MOT 테스트를 받기 전까지는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것으로 간주할 수 있어서 우선 제외시켰습니다.) 혹은 MOT 기간이 바로 다음 달이거나 얼마 남지 않은 차량들은 제외시켰습니다.

 다만 중고차 딜러의 경우 각 중고차 회사에서 MOT를 진행해 줄 수 있는 부분이 있으니 꼭 세심히 읽어보셔야 합니다. 저희가 구입한 차량의 경우 중고차 회사에서 6개월 미만의 MOT가 남은 경우 MOT를 무료로 진행해주는 부분이 있어 괜찮았습니다. 그리고 MOT 에는 주요 문제와 아직은 중요하지 않은 Minor 항목이 있는데 Major항목에 문제가 있다면 중고차 회사에서 처리를 해주겠다는 약속이 있었고요.

 

Check MOT

https://www.check-mot.service.gov.uk

 

도로세, 그리고 차량 정보 확인

https://vehicleenquiry.service.gov.uk/VehicleFound?locale=en 

 

https://vehicleenquiry.service.gov.uk/VehicleFound?locale=en

 

vehicleenquiry.service.gov.uk

 

 

 느낌이 이상한 차량의 경우, 사진이 제대로 찍혀있지 않거나 차량 상세 정보가 많이 부족한 차량들입니다. 예를 들면 중고차를 판매하는데 그냥 여기로 연락을 달라는 말만 남겨있거나 너무 많은 미사여구를 이용해 차량 칭찬이 가득한 차량들은 거르고 봤습니다.

 

 물론 스크레치나 덴트까지 세세하게 설명해주는 판매자는 없습니다. 그러니 이렇게 조사해서 만들어진 리스트가 있다면 이제 차량을 보러 가야 합니다. 

 

 제가 처음 보러 간 차는 둘이 타기 적당한 아담한 차였는데, 도로세도 1년 £30 밖에 하지 않았고 2010년 생산 차량이었지만 주행거리가 15,800마일 그러니까 약 2만 5천5백 킬로를 밖에 달리지 않은 차량이었습니다. 우측에 약간 덴트가 있고, 에어컨이 없지만(?) 스코틀랜드에서 에어컨은 필요가 없다고 위안을 삼으며...

 

 수동차를 운전한 지가 어언 15년이 넘어서(운전면허 딸 때가 마지막...) 걱정이 많았습니다. 그래도 우여곡절 끝에 처음 보러 간 차로 약 20분간의 시범운전을 마치고 싱겁지만 바로 구입을 결정했습니다. 제 마음에 드는 차이기도 했고 이 차를 놓고 다시 다른 차를 타보고 고민하고 이차를 사면 저차를 살걸 저차를 사면 이차를 살걸 하는 후회를 하기 싫었던 마음 + 네 귀차니즘이었습니다.

 

 

피아트 500 입니다. MOT체크 후, 제안사항으로 뒤 타이어가 문제가 있군요. 그래서 출장 타이어 교체. 너무 편합니다.

 

가격은 한화로 약 5백만 원이었고 이후 해야 하는 일은

 

1. 차량 주인 이름으로 새로 도로세를 내는 것

2. 보험가입

 

입니다. 도로세를 내며 새 차주 등록은 회사에서 진행해줬고 보험가입은 인터넷에서 금방 끝났습니다. 한국 운전경력이 인정돼 (15년) 보험비는 £361, 1년 약 56만 원 (파손보험 Breakdown Cover은 3개월 중고차 회사에서 무료로 들어줬습니다만, 보통 1년에 15만 원 안으로 가능합니다.).

영국에서 소녀들(?)이 첫 차로 많이 탄다는 피아트 500. 귀여운 우리 영국에서의 첫 차. Fiat 500

 그렇게 저는 £56 씩 내던 버스패스를 종료시키고 이제 뚜벅이를 벗어나게 됐습니다.

 하지만 지금 영국 휘발유 값이 리터당 2000원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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