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러윈데이? Hallowe'en, Halloween 할로윈데이에 대하여

왜 맞춤법이 핼러윈이 됐는지 모르겠지만, 할로윈. Hallowe’en.

Hallow’s eve.

스코틀랜드에서는 eve를 even으로 사용했고 줄여서 e’en으로 썼습니다. 그래서 All Hallow’s eve가 Hallowe’en 이 됐답니다.

캐나다에서는 아직도 Hallowe'en 이라고 '를 붙여 사용하는 지방이 있다는데, 스코틀랜드에서는 이제 ‘를 없애고 Halloween으로 더 많이 사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언어는 그렇게 계속 변화하나 봐요.

*Hallow는 성인(Saint)을 의미합니다. All Saint's Eve 라고도 합니다.

내가 처음 만든 순무등불(?) Neeps Lantern

Jack o'lantern

악마를 속여 생명 연장을 했던 잭(Jack)이 순무(터닙, turnip)로 랜턴을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잭의 등불을 뜻하는 잭 오 랜턴(Jack o'lantern)의 o’는 소유를 뜻하는(of) 아일랜드식 영어.
아일랜드 감자 기근 때 많은 아일랜드 사람들이 미국으로 이민가게 됐고 이때 순무보다 조각하기 쉬운 호박을 조각하면서 지금의 할로윈 호박문화가 생긴 것이죠.

스코틀랜드에서는 불과 10여년 전까지만해도 호박얼굴을 볼 수 없었고 그렇게 순무로 조각한 "neeps lantern"이 있었습니다. Neep은 스코틀랜드에서 Turnip(순무)을 말합니다.

스코틀랜드와 아일랜드의 같은 게일 문화를 느낄 수 있는 부분입니다.

*멕시코의 큰 명절, 죽은자들의 날(Día de los Muertos 11월 1일)은 할로윈이 미국을 통해 전파되며 자리잡은 문화입니다. 죽은자들의 날이 All Saints’ Day 와 연관이 있다는 것.

정확히 할로윈데이는 스코틀랜드 지방과 아일랜드 지방에 지내던 켈트족이 추수를 마치고 한 해를 마무리하기 위해 치른 행사인데 이날 악령을 포함해 죽은 자의 영혼이 찾아온다고 믿었습니다.
때문에 최대한 못생기거나 못되게, 사악하게 잭오랜턴을 만들었어요. 온갖 액운, 악령을 쫓아내려는 이 문화는 우리나라 귀면와, 귀면문과 그 뜻이 비슷합니다. 가끔 유럽 건축물 벽면에 악마나 이상한 동물 형체가 튀어나와 배수 역할도 하는 가고일(Gargoyle)도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잭오랜턴도 추수를 마치고 긴 겨울 동안 악령이나 병해로부터 집을 지키고 싶은 의미가 있습니다.

트릭오어트릿?

스코틀랜드에서는 이상한 복장을 하고 과자를 구걸하는 것을 "게이징(guising)"이라고 합니다. 스코틀랜드에서는 Trick or treat이라는 말 자체가 없었는데 문을 두드리며 "Help the Hallowe'en Party?"라고 하거나 "Any Nuts or Apples?"라고 직접 물어봤답니다. ( 예전에는 초콜릿이나 사탕보다 사과나 견과류를 나눠주던 것도 살짝 알 수 있겠죠?) 요즘은 미국에서 쓰는 데로 트릭 오어 트릿을 하고 다니며 사탕과 초콜렛을 받아먹지만 말이죠.
스코틀랜드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혀를 쯧쯧하며 안타까워하지만 세기가 지나면서 옛것을 기억하는 사람들도 줄어들겠지요.



*할로윈데이때 남의 집에서 트릿을 받아먹는 것이 전부는 아니었습니다. 큰 명절 답게 물에 띄운 사과를 포크 하나만을 이용해 입으로 베어 먹는 것(Dookin' for Apple)과 견과류를 불에 던지는 것(Nut burning), 그리고 녹은 설탕(treacle)이 범벅이 된 스콘을 공중에 달아 입으로만 베어먹는 것(Treacle Scone)들이 스코틀랜드 핼러윈을 대표하는 행사였습니다.

악귀야 물러나라

내 첫 잭 오 랜턴.

스코틀랜드에 있으니 순무로도 닙스랜턴을 만들고 호박으로는 “귀면박”을 만들었습니다.
누군가는 도깨비라고 할 수 있겠지만 저는 도깨비가 저런 못된 얼굴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사람을 가지고 장난치려면 사람보다 잘난 모습이 아닐까요. 공유같이...ㅎ

올해는 할로윈 분위기를 내도 될 것 같네요.
아이들이 다른 집에 함부로 돌아다니지도 않을 테니...
그렇게 다들 코로나바이러스도 좀 물러가라고.

작은 호박은 곧 죽을 만들어 먹을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