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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주정

넷플릭스 <더리퍼>, 1970년대 영국을 혼란에 빠뜨린 연쇄살인마. 요크셔리퍼 Peter Sutcliffe 에 대한 다큐멘터리

by 헨젤과 그레텔 2021. 1. 7.

+ 1970년대 잉글랜드 북부, 사회, 문화와 영국인들의 삶 그리고 페미니즘에 대해 관심이 있다면 꼭 보셔야 할 작품입니다.
+ 넷플릭스를 거의 매일 이용하지만 제가 좋아하는 모든 프로그램을 추천하지는 않습니다. 쓸 것도 없지만 재밌는 프로그램들이 많아서 ㅎㅎ

 

 간혹 이곳 스코틀랜드 거리를 걷다보면 꽃이 한 뭉텅이 길가에 혹은 벽이나 바닷가에 쌓여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너무 의아해서 물어보면 이곳에서 세상을 떠났거나 이곳에 추억이 있는 사람이 세상을 떠났을 때 그를 기리기 위해 사람들이 꽃이나 편지를 가져다 놓는 것이랍니다. 

 

2018년 이곳에서 자살한 영국밴드 #프라이튼드래빗 “While I’m alive, I’ll make tiny changes to earth”-스콧허치슨을 기리는 누군가의 위문

 살인범에 대한 인식

 한국에서는 간혹 살인사건이나 그러한 범죄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 쉬쉬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이곳에서 누군가 사고가 나거나 죽음을 맞이하면 모든 정황을 파악하고 알아야 한다는 일념으로 대화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런 상황은 특히 피해자와 가해자 모두에게 초점이 맞춰져 이뤄지고 마치 우리 모두의 일인 것처럼 슬퍼하고 동시에 화를 냅니다. 

 

 영국에는 다양한 연쇄살인범이 있습니다. 한국에 있는 가족과 식사하는 자리에서 이런 이야기를 꺼내면 밥상머리 예절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을만한데,  저녁식사를 하며 10명이 넘는 영국의 연쇄살인마들에 대한 토론을 하는 이 사람들을 보면서 하나의 문화충격으로 다가왔었던 기억이 납니다.  친한 친구 중 하나는 연쇄살인마 손수건을 가지고 있기도 하고, 다양한 굿즈들도 구하기 쉽지요.

 

연쇄살인범들을 그대로 그려놓은 다양한 굿즈...

 

 + 혹시나 전세계의 다양한 살인사건이나 살인마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으시다면 팟캐스트에 "My favorite murders"(미국)을 추천드립니다. 이분들은 간혹 영국으로도 순회공연을 하러 오곤 합니다. 늘 좌석이 가득 차는 어마어마한 인기.

 

 

 저는 1980년대 살인을 저지르고 다닌 "데니스 닐슨"을 주제로 itv에서 방영한 "DES(2020)"로 처음 연쇄살인마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접했습니다.

 그 전에 여러 다큐멘터리를 틀어놓고 보긴 했지만 이렇게 집중해서 본 것은 처음이었었습니다. 한국에서 볼 수 있는 방법이 있을는지... 그리고 고작 15세 미만 관람불가에서 한 번 더 놀랍니다.

 

 

 그럼 다시 짧은 더리퍼 이야기로...

 

 피터 섯클리프 별명 더리퍼(The RIpper).

 Rip: 찢다. 째다. 벗기다.

 Ripper는 "찢어버리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러니까 살인의 한 종류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만약 이 피터 섯클리프가 사람을 총으로 죽였다면 저런 별명을 지어주지는 않았을 겁니다.

 

 다큐멘터리라 이렇다 할 스포도 없습니다만 최대한 이야기를 하지는 않겠습니다.

 총 약 50분씩 4부작인 이 다큐멘터리는 영국 문화에 관심이 많으신 분에게 꼭 보시라고 추천합니다.

 1970년대 고작 40년 전의 영국 이야기를 보는데 정말 다른 세상 같습니다. 다큐멘터리 중간중간에 나오는 펍, 클럽, 빈민가. 그리고 그 시대 사람들의 생활이나 경찰의 일처리 방식 등을 간접적으로나마 볼 수 있습니다.

 

 완전 사실을 바탕으로 한 다큐멘터리로 성차별, 빈부격차 그리고 경찰의 무능까지 이런 화가 나는 상황들 하나하나를 실제 인물들과 실제 영상들로 긴장감 아닌 긴장감이 있습니다. 섯클리프가 잡히는 그 순간조차 화가 납니다. 그런 화가 나는 영국의 근현대 이야기를 연쇄살인마로 듣고 볼 수 있다는 것이 "더리퍼"의 큰 매력인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극악 범죄자들, 연쇄살인범들에 대해 사형 집행을 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한국의 회초리가 무르다는 것은 동의하지만, 이 다큐멘터리에서 나오는 한마디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습니다.

  "교수형은 너무 가벼운 처벌이라고들 하더군요."

 

 

 

+ 피터 섯클리프는 교도소에서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11월 사망했습니다. 더리퍼 방영이 12월이었는데 피터 섯클리프가 이 다큐멘터리를 보지 못하고 사망한 것, 영국에서 얼마나 인기가 있는지 모르고 사망한 것에 대해 저는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 잉글랜드 북부 요크셔나 다큐멘터리 중간에 나오는 뉴캐슬은 에든버러에서 상당히 거리가 있습니다만 당시 이제 20대초였던 장모님과 이모님께 여쭤보니 에든버러도 상당히 무서운 공포분위기가 조성됐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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