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해산물을 사랑합니다. 한국에서는 회도 자주 먹었고, 조개구이, 동태탕, 아귀찜, 낙지볶음, 꼬막, 문어, 고등어구이, 홍어 등등 모든 생선음식의 종류는 가리지 않고 다 잘 먹었었죠. 그런데 스코틀랜드에 오고 나서 참 아쉬운 부분이 많았습니다. 한식 요리 같은 것도 없을뿐더러 해산물이 정말 비싸거든요. 런던에 비해 신선하기도 하고 가격도 훨씬 저렴하다고는 하지만 바다에서 나온 모든 것은 비싼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숟가락으로 퍼먹던 굴이 생각나, 여기서는 굴도 몇 번 못 먹어봤네요. 가끔 홍합탕을 해 먹거나 훈제연어로 초밥, 냉동대구로 대구탕을 해먹기도 하지만 한국에서 마음껏 먹던 대하 혹은 생선찜 등이 그립긴 합니다.
한 번은 스코틀랜드 양식 연어는 특정 먹이를 먹이기 때문에 기생충에 문제가 없어 날것을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는 글을 읽고 그렇게 연어회를 먹어보기도 했지만 신선하지 않아서 그랬는지 상당히 비려서 포기했었는데...
그러다 며칠 전 CIWF(Compassion in World Farming, 국제 농장동물 보호단체)에서 공개한 세계 3위 연어 수출국 스코틀랜드의 연어 양식장 실태에 대한 영상을 봤습니다.
...???
어느 양식장이나 비슷하지 않겠습니까...라는 생각이 들게 할 만큼 부인하고 싶을 따름이었습니다. 사실 양식장의 행태가 이러하다!라는 이야기를 하려고 연어 이야기를 꺼낸 것은 아닙니다. 이런 영상을 봐도 새빨간 연어를 보면 다시 먹고 싶어 질 것이 뻔하죠. 이런 양식장 폭로는 물고기가 불쌍하다! 우리가 더러운 물고기를 먹고 있다!라는 것을 토로하기 위한 것이 아닐 겁니다. 진정한 문제는 이러한 산업들이 초래하는 결과입니다. 자연스럽게 돌아가야 할 생태계가 양식이나 무분별한 포획 등으로 오염되거나 혹은 서로를 연결하는 다리가 끊겨버린다면... 생태계 파괴는 걷잡을 수 없이 진행되어 버린다는 사실을 중요하게 이야기를 하지 않거든요.
몇 년 전 영화 옥자를 보고 나서부터 소고기, 돼지고기를 구입할 때 한 번 더 생각해보게 되고, Greggs에서 소시지 롤을 사 먹을 때에도 웬만하면 맛이 전혀 다르지 않은 비건 롤으로 고르기도 하고 있습니다만 해산물은 늘 "넘쳐나는" 음식의 종류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 넓은 바다에서 뭐가 사라지겠어? 하는 마음 있잖아요.
씨스피라시는 바다에 관한 음모를 보여줍니다. 저는 프로그램 추천 시 최대한 디테일한 내용을 이야기하지 않으려고 하지만 이 다큐멘터리에서 일본의 고래/참치잡이배들에 대한 실상이나 환경운동에 관한 실태를 마주한다면 마치 해산물 그리고 환경운동 장사에 이용당하며 바다까지 더럽힌 내 자신을 마주하게 됩니다.
바다 쓰레기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 쓰레기의 절반 이상이 고기잡이 그물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제가 가지고 있던 플라스틱 섬, 바다쓰레기에 대한 인식이 180도로 바뀌었습니다.
이런 지구/환경/세계 현상에 관심이 있으신 분이라면 흥미롭게 보실 수 있을 겁니다.
다큐멘터리를 즐겁게 관람하셨다면 캘리포니아에서 진행하고 있는 바다청소운동에도 관심을 가져주시길!
www.youtube.com/user/TheOceanClean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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