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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사진, 그리고 이야기

벌써 7년, 나를 스코틀랜드로 안내한 아메리칸 드림

by 헨젤과 그레텔 2021. 12. 29.

벌써 7년, 나를 스코틀랜드로 안내한 아메리칸 드림

My American Dream_ Prologue
머리말

 

 며칠 전 트럭이 크게 부서진 사진과 함께 닉에게서 문자를 받았다. 

“그렇게 완벽하진 않았지만, 난 그때 트럭에서 먹던 스테이크가 그리워. 매일 아침 먹던 베이컨도.”

 

 

 마지막이 2015년 5월이었다. 여행이 끝난지 6년이 넘게 흘렀다. 그는 아직도 1970년산 포드 픽업트럭을 몰고 다닌다. 큰 사슴과 부딪혀 사고가 났고 큰 수리가 필요하겠지만 포기하지 않고 다시 고쳐타겠지.

우리가 애틀란타에서 로드트립을 시작하기 전. 

 

 2015년 3월 초부터 5월 중순까지 미국에 보냈던 75일간의 일기를 꺼냈다. 이주민의 피나는 노력과 억압이 묻어나는“아메리칸드림”같은 이야기는 아니지만 애틀랜타에서 로스앤젤레스까지 이 트럭을 타고 여러 도시와 시골, 자연을 거쳐 약 11,000km를 달린 하루하루, 한순간 한순간 겪었던 작고 사소한 감정들이 끊임없이 쏟아져 눈물로 흘러내렸다. 

 

 일기장 글을 옮겨 적으며 그때 느낀 내 개인적인 감정을 최대한 지워나갔다. -건조한 글이 사진과 어울려 보는 이들에게 그때의 분위기가 느껴졌으면 좋겠다- 는 말도 안 되는 꿈을 가지고 내 글을 쓰고있다.

 쉽게 경험하지 못할 여행이지만 넘기다 보면 아무도 이렇게 여행하고 싶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닉과 나의 자동차 여행이 그랬듯 어떠한 여행도 일반화할 수 없다. 우리 모두 늘 특별한 사람들과 특별한 순간에 살고 있으니까.

 

 영어는 최대한 한글로 적으려고 노력했다. 미국 남부에는 멕시코 문화 역시 많이 존재해 영어로는 낯선 단어들이 자주 등장한다. 참고해 즐겨줬으면 좋겠다.

 

 나는 2015년 여행을 끝내고 미국에서 만난 스코틀랜드인과 다음 해 2016년 가을, 서울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우리 부부에겐 너무나도 특별한 도시, 방콕을 포함해 태국, 라오스, 캄보디아로 신혼여행을 다녀왔다. 내가 미국으로 날아가기 전에 그랬던 것처럼 여전히 닉과는 일 년에 두세 차례 연락을 한다. 그때처럼 닉도 언제가 될지 모르는 또 다른 자동차 여행을 꿈꾸고 있다고 믿는다.

 

 우리의 여정은 빠르고 강렬한 로큰롤 음악이 아니었다. 글을 읽으면서 음악이 나오지 않지만, 롤링스톤즈의 Wild Horses, 핑크플로이드의 Wish You Were Here, 밥딜런의 Don't Think Twice It's Alright, Blowin' in the Wind 를 틀어놓고 감상하시길 추천한다.

 

 

엘크Elk 와 충돌해 엔진룸이 박살 난 빅베시

빅베시의 부활을 기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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